나랑 내 동생은 어릴적에 사이가 엄청 안좋았다.
남아선호사상에 찌들었던 할머니와 아빠는 모든 행동이 동생 위주였고
나는 항상 동생이 남긴 밥, 동생이 남긴 반찬, 외식을 가더래도 동생이 좋아하는것,
하루는 아빠가 매운탕을 끓였는데, 아 참고로 나는 생선을 싫어한다. 그 특유의 생선 비린내를
싫어한다. 어릴때부터 주욱 이어져온 편-_-식..그렇지만 동생은 생선을 좋아하고.
전날 아빠가 엄마한테 "부대 찌게 먹을래, 매운탕 먹을래." 라고 물어봤을때 엄마는
"애들 좋아하는걸로 해."라고 대답했던 모양. 그렇지만 끓여지고 있는건 매운탕..
엄마가 어이없다는 듯이 "아주 자기 맘대로구나. "라고 했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뭔지 알겠는가, 나는 고려되고 배려되야할 상황에서 완전히 제외됐던거다.
내 동생은 유난히도 편식이 지랄하네 배가 쳐불렀네 할정도로 심했고 자기 좋아하는게
아니면 그 자리에서 토해버리는 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때문에 초등학교 내내
왕따를 당했고.(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 안새나?)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기에
엄마랑 나랑 동생을 고치려고 무던히도 애썼는데 할머니와 아빠가 애를 망쳐놨다.
아무리 어리다지만 본인에게만 쏟아지는 애정을 알기에 항상 잔머리를 굴려 나는
천덕꾸러기였고 혼나기도 일쑤 뺨맞기도 일쑤였다. 나중에서야 엄마가 쟤는 잔머리 굴려서
지 누나만 혼나게 한다고. 물론 나도 가만히 당했던건 아니고 다섯살이나 많기때문에
안보이는 곳에서 쥐어패기 욕하고 싸우고 물어뜯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면서 동생이 철이 들기 시작하고, 비정상적으로 자신에게 행해지는 애정들이 문제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와 반비례로 나에게 가해지는 비정상적인 행동들에게도 의문을
갖기 시작했고 나를 불쌍히 여기기 시작했다. 자신이 그동안 받아온 모든것들이 자신이
잘나서가 아니라 '아들'이기때문에 받아온것이라 생각했던 모양.
그리고 아빠가 한참 성격 지랄났을때 그 몰상식한 손찌검을 동생에게도 퍼부었기때문에
더욱더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동생과 나는 기적적으로 사이가 엄청 좋아졌다.
항상 어딜가도 똑같이 생겼네, 사이가 좋네 소리를 들었고 언제나 월급을 받으면
동생부터 맛있는걸 사줬다. 티격태격대면서도 내 새끼 내 새끼 그러면서 결국엔
웃으며 엉덩이를 토닥여주고 항상 누나라고 먼저 챙겨주고 어딜가도 내 옆에 있고
내가 남자친구때문에 속상하면 언제나 같이 욕해주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런 동생이 이제 입대를 한다. 배웅은 평일이어서 못할것 같지만, 웬지 가는걸 봐도
주책맞게 질질 울것같다. 나에게 가장 소중하고,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생이었기때문에
다시 못보는건 아니지만 상실감이 클것 같다.
농담처럼 힘들어도 자살은 하지말라고 군대가 너무 복불복이니까 힘들면 전화하라고
그치만 내 번호도 못외운다는 멍청한 동생...- -;;;;
매운걸 못먹는데 군대가서 매운거만 먹이면 어쩌지. 애가 싹싹하고 눈치도 빨라서 어딜가도
잘 적응할것 같은데 매운거 못먹는거때문에 걱정이다. 이제 일주일정도 남았는데 벌써부터
섭섭하고 뭐라도 먹이고 싶어서 퇴근할 무렵에 항상 전화한다.
별문제 없이 잘 다녀오기만을 바랄뿐이다.
누나가 못생겨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나밖에 없는 누나 써먹지도 못하게 해서 미안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장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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